2025. 경기도 박물관. 미술관 다시보기 17. 포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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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탄강지질공원센터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5-08-11 14:30본문
푸른 하늘이 반갑다. 장맛비가 그친 주말이라 사람들이 붐빈다.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로 가는 길가에 백합을 비롯한 여름꽃이 화사하다. 주상절리를 본뜬 출입구의 높다란 건물벽은 한탄강 계곡으로 들어서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 한탄강의 지질과 역사, 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2019년 4월에 개관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센터는 우리나라 유일의 지질공원 전문 박물관으로 여름철이면 더욱 많은 관람객이 찾는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니 아이 손을 잡은 젊은 부부를 비롯한 관람객들로 분위기가 밝고 활기차다. 후텁지근한 바깥과 달리 센터 안은 시원하고 쾌적하다. 입장권을 사니 절반이 넘는 액수의 지역 상품권을 준다. 카페에서 음료를 사거나 포천의 특산물을 살 때 쓸 수 있다니 선물처럼 고맙다.
디지털 체험관 입구도 한탄강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폭포의 물줄기처럼 빛이 무지개처럼 펼쳐지는 방을 나와 맞은편 방에 들어서니 이번에는 시원한 폭포수가 눈앞에서 쏟아진다. 한탄강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라이브 한탄강’은 널찍하다. 벌써 제법 많은 관람객이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영상으로 한탄강의 역사를 익히고 풍경을 감상한다. 옛사람들도 한탄강의 아름다움에 빠졌던 사실을 겸재 정선의 멋진 산수화로 확인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만년 전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시작한다. 화산이 폭발하자 강물처럼 붉은 용암이 흘러내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탄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한탄강의 명소인 화적연 물속으로 물고기들이 헤엄친다. 현무암, 화강암, 응회암 등 한탄강의 암석과 돌단풍, 병꽃나무, 산작약, 포천구절초 같은 아름다운 식물도 만난다. 실감 나게 제작한 디지털 영상은 잠시 동화의 나라에 빠져들게 한다.
이영희 지질해설사를 따라 ‘지질관’에 들어선다.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주상절리 협곡입니다. 군사지역인 까닭에 생태가 잘 보전돼 여러 종류의 천연기념물과 희귀 동식물이 살고 있습니다.” 한탄강 협곡처럼 구불구불 이어지고 높낮이에도 변화를 준 지질관과 지질문화관의 전시 방식이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구멍이 숭숭 뚫린 돌이 보인다. 제주도의 현무암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도 재미있다. 둥근 버튼을 누르자 검붉은 용암이 강물처럼 흘러내린다. “마그마가 지표 부근에서 빠르게 식어 만들어진 암석은 구멍이 숭숭 뚫려 가볍고 어두운색의 화산암입니다. 반면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 만들어진 심성암은 건축에 많이 사용하는 밝은 색깔의 화강암이지요.” 주상절리처럼 생긴 육각형 기둥이 눈길을 끈다. 안내에 따라 구멍 안을 들여다보니 마그마가 굳으면서 만들어진 암석의 구조가 생생하게 보인다. “잠시 시간을 내 이곳을 찾으시면 자연과 생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질공원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2015년 한탄강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후 포천시가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하며 벌인 사업 방식이 흥미롭다. “수도권 지구과학교사연합회와 포천시가 협력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질 체험학습 교실을 운영했지요. 이런 노력이 모여 센터가 설립된 것입니다.”
드디어 ‘4D 라이딩 영상관’이다. 관람객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공간이라니 성인이지만 어린이처럼 마음이 살짝 설렌다. 도우미의 지시에 따라 의자에 앉아 안전띠를 착용하고 대형 화면을 응시한다. 한탄강의 시원한 풍경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구불구불한 계곡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세찬 물길을 따라 비행속도가 빨라진다. 의자가 비행 방향에 맞춰 좌우로 움직이고 아래위로 움직이며 덜컹거린다. 직접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처럼 관람객의 긴장감을 전달해 몰입도를 높여준다. 드론 전문가가 공들여 촬영한 것이라 산책하면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강점이자 매력이다. 한탄강의 명소가 눈앞에서 생생히 펼쳐지던 그 순간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 역사와 생명을 품은 깊은 강
2층 지질문화관은 다시 한탄강을 품은 포천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공간이다. 맷돌과 다듬잇돌, 빨래판, 절구와 벼루 등 한탄강에서 난 다양한 돌로 만든 전통시대의 생활용품을 만져보며 옛사람의 손길을 느껴본다. “기공이 없어도 현무암인가요.”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며 한탄강이 간직한 여러 사연을 들려주는 방식도 재미있다.
발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모래내 유적 10호 주거지’ 같은 전시물은 한탄강을 배경으로 살았던 고대인의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한탄강 물길을 따라 호로고루성, 당포성, 은대리성, 고소성, 대전리산성 등 삼국시대에 쌓은 성이 즐비하다. 한탄강이 군사요충지였던 사실을 알려주는 유적들이다.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돼 고대사를 다시 쓰게 한 한탄강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됐습니다.” 지질센터와 이웃한 전곡선사박물관은 한탄강의 고대문화를 알려주는 곳이다.
미수 허목, 삼연 김창흡 같은 조선의 문인들도 한탄강을 사랑해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는 여러 편의 글을 남겼다. 한탄강에는 대교천 현무암 협곡,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 3개의 천연기념물과 화적연, 멍우리 주상절리 협곡 등 2개의 명승지, 11곳의 지질 명소가 있다. 한탄강에는 희귀식물이 살아가고 있다. 약용식물인 삼지구엽초, 현무암 돌 틈에서 자라는 강인한 야생화 돌단풍과 병꽃나무, 포천구절초, 금마타리, 희귀 난초류인 백운란 등이 있다.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황조롱이, 어름치, 두루미, 담비, 맹꽁이, 사향노루, 수원청개구리도 살고 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두루미와 독수리, 큰기러기는 한탄강이 얼마나 생태의 보고인지를 잘 보여준다.
■ 지역주민들과 함께 가꾸는 공간
2025년 1월부터 시작된 주말 체험활동은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방식으로 고정된 전시물이 아니라 디지털 영상과 실감나는 체험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새로운 전시 분위기에 공감하며 즐거워한다. 무지개 시트와 생크림으로 비둘기낭폭포를 재현한 ‘지질케이크 만들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지질센터의 캐릭터는 ‘탄이’, ‘진이’, ‘천이’ 셋이다. 세 친구는 어린이들의 손으로 창조된다. 지질쿠키 만들기 체험은 암석의 종류와 특징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게 해 준다. 화산 폭발 과정을 체험하며 한탄강 협곡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배운다. 이영희 지질해설사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 모두 가능하니 잊지 말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세요.”
한탄강세계지질센터는 어린이들과 가깝다. 5월 어린이날에는 ‘지오키즈파티’를 열어 어린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문화 체험과 추억을 선사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국악 공연과 마술쇼, 지질 쿠키 만들기, 친환경 분필 그림그리기, 가족이 함께 관람하는 영화 상영이 이뤄졌다. 가을철에는 센터 야외에서 ‘달빛 고운’ 야간 특별공연을 열어 추억을 선물한다. 비둘기낭폭포와 지질공원센터를 배경으로 전통예술과 대중가요,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교동마을’과 ‘신교동마을’은 지역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공간이다. 홍수조절댐 건설로 이주한 마을과 주민들의 모습을 기록해 한탄강과 지역 사람들이 긴밀하게 연결된 모습을 보여준다.
포천시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역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거푸 열어 북한지역 확대 등 한탄강 지질공원의 장기적인 종합 발전 방향을 세웠다. 지질센터의 활발한 활동으로 한탄강은 생태와 역사가 숨 쉬는 풍요로운 강으로 거듭나고 있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72458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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